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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티볼리 급발진 의심 사고, ‘페달 오조작’ 결론…EDR에 ‘풀 악셀’ 기록돼

입력 : 2025-05-13 14:50:55 수정 : 2025-05-13 14: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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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 사진=강릉소방서 제공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를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은 제조사 손을 들어줬다.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로 본 것인데, EDR(Event Data Recorder)에는 ‘풀 악셀’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DR은 사고기록장치로, 자동차가 충돌하거나 급격한 움직임이 감지되었을 때 사고 전후의 차량 운행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다.

 

13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도현이(사망 당시 12세)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 2000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지난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현이 할머니 A씨(71세)는 도현군을 태우고 티볼리 승용차를 몰던 중 급발진 의심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도현 군이 사망했고,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도현이 가족과 제조사 KGM은 핵심 쟁점인 ‘페달 오조작’ 여부를 두고 지난 2년 6개월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도현이 가족 측은 “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급발진이 발생했으며, 급가속 시 자동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이 작동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자동차 ECU는 차량의 여러 전자 시스템을 제어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다. 흔히 ‘차량의 두뇌’라고 불리며, 각종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처리하여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한다.

 

도현이 가족은 “약 30초 동안 지속된 이 사건 급발진 과정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 결함에 의한 전형적인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반면 KGM 측은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한 EDR 기록과 국과부 분석 등은 근거로 페달 오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재판에서는 EDR 신뢰성 감정부터 블랙박스 영상 음향분석 감정, 국내 첫 사고 현장 실도로 주행 재연시험에 더해 ECU 소프트웨어 전문가의 최초 법정 증언까지 이어졌다.

 

이런 양측 주장을 살핀 재판부는 “운전자(할머니)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해 가속페달을 밟았을 것으로 보여 이 사건 사고가 ECU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 선고가 끝난 뒤 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그간 급발진 의심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의 조작 실수로 밝혀졌다.

 

반면 이 사건은 지속된 급발진 현상과 “이게 왜 안 돼, 도현아”라며 소리친 할머니의 음성이 공개되며 급발진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도현이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에서 할머니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가 빗발쳤고, 경찰은 ‘기계적 결함은 없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A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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