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 이상 하락, 사업 모델보다 신뢰·지속가능성 평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
전문가들 “개선 기간, 금양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불확실성 해소가 핵심 과제”
“안정적인 재무구조, 신뢰 기반의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던 2차전지 소재 기업 금양이 한국거래소로부터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양이 제출한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심사한 결과,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2026년 4월 14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양의 주식은 개선 기간이 종료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매매가 정지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앞서 금양은 지난달 10일 상장폐지 통보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를 소집해 신청의 타당성과 개선 가능성을 심사해왔다.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3월 공시한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은 가장 부정적인 판단으로, 기업은 즉시 주식 매매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금양의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양이 공장 완공 후 자산을 담보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회계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 감사의견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금양은 지난해 1329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초에는 4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주주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제재로 계획을 철회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금양의 주가는 2차전지 투자 열풍이 정점을 찍었던 2024년 3월 25일 장중 12만3000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2025년 3월 21일 기준 9900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52주 최고가 대비 91.95%나 폭락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양 사태를 단순한 업황 부진이 아닌 기업의 신뢰성 및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양은 한때 2차전지 열풍의 대표 수혜주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표적인 투자 심리 붕괴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며 “주가 하락은 단순한 사업성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신뢰성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개선 기간은 금양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고, 감사인이 지적한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사례는 벤처 및 성장 산업에 투자할 때, 화려한 비전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신뢰 기반의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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