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윤 쿠데타 책임 물어야…왜 尹부부에 끌려다니나”

“韓 띄우기로 당 분탕질, 李에 꽃길 깔아줘”
친한계, ‘권성동 원내지도부’ 동반사퇴 주장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당 대통령 선거 후보 교체 시도가 무산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친윤석열)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한 전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김문수 당 대선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로 변경하려던 당 지도부의 움직임을 “당내 쿠데타”로 규정하며 “쿠데타가 진압당했는데도 쿠데타 세력이 계속 자리보전하면 그 쿠데타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번 당내 쿠데타 실패에 대해 친윤들은 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퉁치고 넘어가자고들 하는 것 같다. 늘 그게 성공해 왔다”며 “한 달 넘게 테마주 주가 조작 같은 ‘한덕수 띄우기’로 우리 당 대선을 분탕질하고 이재명에게 꽃길 깔아준 사람들의 배후는 누구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 배후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또 그는 “우리는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서는 어떠한 개인적 유불리도 계산하지 않는다”며 “여러분과 함께 계엄을 막은 12·3도, 당내 쿠데타와 맞서 싸운 5·10도 똑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책임을 묻지 않으면 어제 어렵게 싹튼 보수 정치의 희망과 기운이 금방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보수 정치에 미래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김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한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 투표를 ARS로 실시했다. 후보 변경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으면 이날 전국위원회와 비대위를 거쳐 한 후보로 교체할 예정이었지만, 과반이 되지 않으면서 부결됐다.

대선 경선 탈락 후 ‘당원 가입 운동’을 벌여온 한 전 대표는 “어제 친윤 당내 쿠데타가 저지됐듯 상식적인 당원들만 있으면 친윤 구태정치 청산하고 당을 진짜 합리적인 보수 정당으로 재건할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해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지지하기 자랑스러운 당을 만들어달라. 어디 가서 지지한다고 부끄럽지 않은 당 말이다”라며 “(당비는) 한 달에 천 원이다”라고 적었다.

앞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 16명은 당원 투표 부결 발표 직후 성명서를 내고 “당원들의 반대로 비대위의 후보 교체 결정이 부결된 것은 우리 당의 상식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 의미 있는 결론”이라며 사의를 표한 권 위원장과 함께 권성동 원내지도부도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는 조경태·송석준·김성원·서범수·박정하·김형동·배현진·고동진·김예지·정연욱·안상훈·박정훈·정성국·한지아·진종오·우재준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유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