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쌍권’ 저격한 홍준표와의 연대 의지 드러내
단일화 둘러싼 김문수·지도부 충돌 격화 전망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홍 전 시장은 “대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다만 김 후보가 전날 밤 당 지도부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낸 홍 전 시장에게 손을 내밀며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당 지도부와 전면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후보 측 선거 캠프는 이날 이 같은 선대위 인선을 공지하며 “홍 전 시장은 100일 출국하여 미국에 머물 계획을 바꾸어 김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상임선대위원장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이내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미 국민의힘에서 나왔고 이번 대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다. 홍 전 시장은 10일 출국해 대선 기간 미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홍 전 시장의 선대위 참여는 무산됐지만, 김 후보 측이 홍 시장과의 연대를 추진하려한 것은 ‘11일(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 전 단일화’를 요구한 당 지도부와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날 밤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구나”라며 “내 이럴 줄 알고 더러운 밭에서 빠져나오긴 했지만 한국 보수진영은 또 한 번 궤멸 되는구나”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두 놈’을 명확히 지칭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 영입에 앞장선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지목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 후보에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찾아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과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날 선 언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후보 교체론’ 등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우회적인 단일화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맞섰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단일화를 후보한테 요청했던 것은 후보 스스로가 그런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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