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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697→3만1057명…20대 여성 ADHD, 3년 만에 3배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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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8 13:05:55 수정 : 2025-05-08 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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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환자, 지난해 25만6992명…3년 만에 3배 늘어
#. 사무직 종사자 20대 여성 A씨는 원하던 분야에 취업했지만 업무에 도통 몰입이 되지 않는다. 회의 중에는 자꾸 딴 생각이 나고, 잡념에 빠져있다가 간단한 업무도 기한을 놓치기 일쑤다. 병원을 찾았는데 주의력평가에서 주의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태. 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산만하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그게 병인 줄은 전혀 모르고 살아온 그였다. A씨는 약물치료 후 주의력과 업무효율이 증가했다.

 

집중력이 떨어져 산만하고 충동성을 보이는 성인 ADHD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중력이 떨어져 산만하고 충동성을 보이는 ADHD 환자가 해마다 급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 수가 가파르게 늘며 이 추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일보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받은 ‘ADHD 환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25만6922명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1년 9만9488명에서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10대가 9만27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가 6만8019명, 10세 미만이 5만5969명으로 뒤를 이었다.

 

ADHD는 20세 미만의 아동청소년기의 남자 아이를 중심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최근 들어 성인ADHD 환자 증가세가 눈에 띄는 모양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는 지난해 3만6962명으로, 남성(3만1057명)을 앞질렀다. 3년 전만해도 20대 남성(1만2390명)이 여성(9697명)보다 많았는데 역전한 것이다. 

 

ADHD는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성인ADHD의 경우에는 사회생활에 큰 장애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져 직장에서 적응을 못하다보니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개 이 증상은 아동청소년기 때부터 꾸준히 이어진다. 

 

아동청소년 때는 선생님의 지시에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쪽으로 시선을 옮겨가고, 시험을 보더라도 문제를 끝까지 읽지 못하는 등 한 곳에 오래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뛰어다니고 팔과 다리를 수시로 움직이는 등 활동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학업이나 사회적 관계, 정서적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성이 떨어져 따돌림을 당하거나, 꾸중을 자주 듣게 되면서 자존감도 떨어질 수 있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환자의 75% 정도가 가족력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대중매체 뿐 아니라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실제로 진료실에서 접하는 ADHD 외의 환자분들도 우울, 불안 등의 이유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면 ADHD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ADHD 약 처방을 먼저 요구하기도 할 정도로 대중화됐다”고 설명했다.

 

ADHD 발병 원인으로는 유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체 환자의 75%가 가족력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준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ADHD 발병에는 뇌의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관련된 것으로 보는데, 가족력, 즉 유전적 영향이 후천적 원인보다 크다”며 “이외에 임신 중 흡연, 음주, 약물, 독소 등 독성 물질에 대한 노출이나 조산 등 후천적 요인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HD 환자에는 주로 약물 치료가 진행된다. 80% 정도가 분명한 호전을 보이는데,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진다. 또 주의 산만함, 과잉 활동과 충동성은 감소되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 교수는 “약물치료 외에도 시간 관리, 조직화, 충동조절, 정서조절 등 다양한 대처 방법을 익히고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도 도움이 된다”며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단순한 계획표 짜는 연습하기, 일하는 데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TV·스마트폰 등을 치우고 일하기, 감정 일기를 쓰며 스스로의 감정을 파악하고 충동성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12세 이전부터 이 증상 나타나면 ADHD 의심하자>

1. 부주의 관련 증상 (세부적인 부분에 집중을 못함, 긴 글을 읽을 때 집중을 못함, 과제를 하다가 다른 일에 주의가 쉽게 분산됨, 시간 관리를 못함,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2. 과잉행동·충동성 관련 증상 (가만히 못 앉아있음,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끼어듦, 다른 사람의 대화나 행동에 참견함)

3. 위 두가지 증상이 2가지 이상의 환경(가정, 학교, 교우관계)에서 나타날 경우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은 우울, 불안 등 다른 정신건강의 문제로 나타날 수 있으니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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