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문제로 당이 진통을 겪자 국민의힘 후보 경선 주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비판을 쏟아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도 “언젠가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라고 꼬집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와 마지막까지 결선에서 대결했던 한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는 게 더 놀랍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결국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저를 막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가. 제가 2대1로 싸운 건가”라며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고 토로했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당내 지도부를 겨냥해 “우리 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쉽게 양보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경선을 치를 이유가 없었다”며 “그럴 거였다면 처음부터 한덕수 후보를 추대했으면 될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해서도 “중도·보수층의 다양한 목소리까지 과감하게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이 있어야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과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겪은 경선 과정을 밝히면서 “처음 경선에 돌입해 국회의원 48명, 원외당협위원장 70여명 지지를 확보했을 때 국민 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을 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한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대해서는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 김문수는 니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2023년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당대회까지 소집하며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는 것을 두고 “내가 김문수 후보와 정책적으로는 많은 이견이 있지만, 이번 상황은 언젠가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의 대결 구도에 매몰되어 정작 국민 앞에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단일화를 두고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당 지도부를 향해 “당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한다”며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한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 단일화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단일화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단일화 찬반과 단일화를 후보 등록 마감일(11일) 전 해야 하는지를 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