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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 84㎡가 70억?…지방 민심 흔들린다”

입력 : 2025-05-11 05:00:00 수정 : 2025-05-11 05: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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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비서울 아파트값 격차 심화…양극화, 단순한 시장 가격 차이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
‘똘똘한 한 채’ 수요 집중, 정부의 규제 정책, 금리·세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강남권, 교육·교통·생활 인프라에 희소성·프리미엄까지 더해져…자본·수요가 집중되는 구조
단기간 내 해소 어려워…중장기적으로는 자산 불균형, 기회의 격차 더욱 고착화시킬 가능성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값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울산 등 5대 광역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모두 살 수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양극화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오히려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아파트가 7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이 54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5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전용 84㎡는 일반적으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면적으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데 이 거래는 평(3.3㎡)당 2억원을 넘기며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량 자체는 많지 않다. 지난달 정부가 강남권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해당 지역 아파트를 사실상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고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반면, 5대 광역시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과 지방 간 가격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실제 거래 사례를 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범어’ 전용 84㎡는 지난 2월 15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전월 대비 1억5500만원이 올랐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전용 84㎡는 1월 15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는 10억8500만원, 울산 남구 신정동 ‘라엘에스’ 분양권은 10억3488만원, 광주 서구 쌍촌동 ‘상무센트럴자이’는 9억4500만원에 각각 손바뀜됐다.

 

이들 5대 광역시 최고가 아파트의 거래 금액을 모두 합산하면 총 61억8000만원으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84㎡ 아파트 한 채 가격(7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서울 강남권 한 채 가격으로 전국 주요 광역시의 최고가 아파트 다섯 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일부에선 지방에서는 전용 84㎡보다 더 넓은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평면적 차이를 넘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구조적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집중이 꼽힌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규제가 지속되면서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는 입지가 뛰어난 곳에 한 채만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지방 부동산을 정리하고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2965만원으로, 같은 기간 5대 광역시 평균(3억5459만원)의 약 3.7배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5년 4월엔 서울 평균 4억9999만원, 5대 광역시는 2억1184만원으로, 당시 격차는 2.3배 수준이었다. 10년 사이 격차가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가격 차원이 아니라, 자본과 기회의 집중을 의미하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고 진단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과 지방 간 주택 가격 격차가 이처럼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은 단순한 수요·공급 문제라기보다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집중, 정부의 규제 정책, 금리 및 세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강남권은 교육, 교통, 생활 인프라에 희소성과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자본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같은 양극화는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산 불균형과 기회의 격차를 더욱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으로는 단순한 가격 차이를 넘어 ‘살 수 있는 지역’과 ‘살기 어려운 지역’ 간의 기회 불균형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정밀하고 지역 맞춤형의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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