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열린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 선발 과정에 현지인 수만 명이 몰려들었다. 베트남 해외 노동자들 중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높은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날 하노이 한 학교에서 한국 고용허가제 대상자 선발 과정으로 열린 한국어 능력시험에 7900여명이 응시했다.
이 시험은 한국 고용허가제 대상자 선발 과정의 일부다. 향후 다낭과 호찌민에서도 같은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며, 각각 1만1700여 명과 3200여 명이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내무부 산하 해외노동센터에 따르면 올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파견되는 약 8000 명을 선발하는 과정에 이처럼 총 2만2800명이 몰렸다.
지난해 10월 기준 베트남 출신 노동자 65만 명 이상이 40여 개국에 나가 일하면서 연간 약 40억 달러(약 5조5700억원)를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
이 중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의 소득은 월 1600∼2000 달러(약 223만∼278만원) 수준으로 2위 일본(1200∼1500달러)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고 베트남 외교부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로 응우옌 득 땀(31)씨의 경우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누나의 소개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2023년 중반 한국에 와서 충남 한 농촌에서 일했다.
베트남 편의점에서 일해 월 750만 동(약 41만원)을 번 그는 한국에서는 하루 9만원씩 받았다. 여기서 기숙사비·식비 등 생활비를 제외하고 매달 2천만∼2천500만 동(약 110만∼137만원)을 저축했다.
땀씨는 “노동 계약기간이 6개월뿐이지만 급여가 좋아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6개월간 일해 1억3000만 동(약 713만원) 이상을 갖고 귀국한 그는 다시 한국에서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베트남 당국에 따르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한국에 취업한 베트남 노동자는 2022년 433명에서 지난해 2157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프로그램은 노동자가 여권·비자·건강검진 비용과 항공료만 내고 중개 수수료는 없어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인기가 커지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베트남 해외 노동자들 중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높은 월급을 받는다는 베트남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트남 외교부는 최근 발간한 ‘베트남 이민 개요 2023’ 보고서에서 2017~2023년 세계 각국에서 일한 베트남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소득이 월 1600~2000달러(약 220만~275만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두 번째로 소득이 높은 일본의 월 1200~1500달러(약 165만~206만원)보다 약 33% 높은 수준이다. ‘대만과 일부 유럽 국가들(월 800~1200달러)’ ‘말레이시아와 중동 국가들(월 400~1000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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