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단일화를 두고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가 충돌을 거듭하며 ‘후보 교체론’까지 피어오르자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의원이 “공당다운 모습이 아니다”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발언 도중 눈물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우리가 뽑은 대선후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축출하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판이 깔렸는데도 김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간 거짓으로 당원을 기만해 경선을 통과한 것이니 마땅히 교체해야 한다”며 후보 교체론을 공개 주장하는 등 김 후보에 대한 당내 비토 기류가 커지자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전날 밤 의총에서도 김 후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7일 전당원을 상대로 단일화 찬반을 조사해 의견을 묻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후보를 사퇴시키거나 교체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큰일 난다”며 “지금 우리 당의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차 의총에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김 후보를 적극 설득하라는 방향으로 총의가 모였다. 지도부는 대구로 내려가 김 후보와 회동을 가지려 했으나 김 후보가 거부하고 후보 일정을 중단한 채 서울로 상경해 만남은 무산됐다.
김 후보는 이날 TK(대구·경북) 유세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이 기습적으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했다. 이는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선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후보로서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가 여러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다시 서울에 올라온 뒤 오후 8시부터 2차 의총이 열렸으나, 30여분만에 별다른 결정 없이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7일 다시 의총을 열어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대응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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