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철도 노선에 전기를 공급하는 구리 케이블이 훼손된 뒤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달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반도 전역에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고속철도가 또 멈췄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케이블 도난은 하루 전 수도 마드리드와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을 오가는 고속열차 노선 5곳에서 발생했다. 범인들은 숲이 우거져 케이블 훼손 및 도난이 쉽게 발견되기 힘든 곳을 주로 노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마드리드와 세비야, 발렌시아 등 스페인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열차 30대 이상의 운행이 차질을 빚었고, 일부 승객들은 열차에 갇히기도 했다. 특히 세비야 축제를 앞두고 여행객이 몰리는 시점에 열차 운행이 중단돼 피해가 컸다. 열차 운행은 5일 아침부터 차츰 재개됐다.
최근 몇 년간 구리값이 급등하면서 구리를 사용하는 철도와 통신망의 케이블 도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지난달 대규모 정전 사태로 고속열차가 대거 멈춘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또다시 열차 운행이 중단되며 관광대국인 스페인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스페인 내무부는 사건의 책임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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