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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놀이터 대신 키즈카페로 이마저도…절반은 수도권 [심층기획-놀이터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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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5 18:13:41 수정 : 2025-05-05 21: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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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79곳·세종 30곳… ‘놀 권리’ 격차 커

공공놀이터가 제기능을 못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키즈카페가 급증하며 사실상 놀이터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놀이문화의 변화와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키즈카페를 찾는 발길이 늘면서 놀이터의 쇠퇴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민간 놀이시설이 공공놀이터를 대체하면서 ‘놀 권리’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행정안전부 전국어린이놀이시설정보서비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키즈카페 등 ‘놀이제공영업소’ 내 놀이시설 신규 설치는 2015년 68건에서 2024년 390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공공놀이터인 ‘도시공원 내 놀이시설’ 신규 설치가 같은 기간 394건에서 346건으로 소폭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새로 설치된 놀이시설 가운데 놀이제공영업소 내 놀이시설은 법으로 의무화돼 있는 주택단지 내 놀이시설(1409건) 다음으로 많았다.

 

서울형 첫 공공 키즈카페 모습. 연합뉴스

키즈카페와 같은 놀이제공영업소가 증가한 배경으로 학부모들은 ‘안전성’을 꼽았다. 2008년 시행된 어린이놀이시설법은 어린이놀이시설물의 설치·유지 및 운영에 관한 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설치 시 설치검사 및 정기시설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 사이에선 놀이터의 안전시설이 키즈카페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5세와 8세 자녀를 양육하는 이은솔(35)씨는 “키즈카페의 경우 아이가 넘어져도 다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쿠션 등의 장치가 있어 안심된다”며 “요즘 놀이터를 보면 아이들이 실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만든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7년간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교사 정모(29)씨는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놀다가 다치는 경우가 생기지만, 키즈카페에서는 그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키즈카페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별 절대적 수 자체의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에 등록된 전국 광역자치단체 소재 키즈카페 1705곳 중 절반 이상(50.6%)이 서울(200곳), 경기(553곳), 인천(110곳)에 위치했다. 전체 아동 수가 약 41만명인 인천과 비슷하게 아동 수가 약 39만명인 부산에는 키즈카페가 79곳 있었다. 울산의 경우 32곳, 세종은 30곳뿐이었다.

 

전문가들은 키즈카페의 성장세가 자칫 놀이터의 감소와 맞물려 놀이 문화의 격차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성정현 협성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아동기부터 놀이 참여 기회에서의 차별을 겪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림·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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