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중생이 동급생에게 욕하며 수 차례 뺨을 때리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영상을 퍼뜨렸는지도 수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집행되는 ‘사적제재(私的制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연수경찰서는 이번 ‘학교 폭력 영상’의 수사에 착수해 사건 당사자로 관내 중학교 2학년생 두 명을 특정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가해 학생의 과거 범행을 단순 폭행이나 상해, 협박 등 여러 혐의를 놓고 살펴보는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 해당 영상이 촬영됐을 때 주위 방관하며 웃거나 휴대폰으로 찍은 다수의 학생들도 학폭에 가담했는지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인천 송도 11년생 학폭 영상’이란 제목이 게시되며 공론화됐다. 영상에는 여중생으로 추정되는 A양이 한 아파트 단지에서 손으로 동급생 B양의 뺨을 7대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자 B양은 “미안해. 그만해 달라”고 애원했으나 A양은 그만두지 않고 폭행을 이어갔다.
해당 SNS에는 A양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작년에 어린 생각으로 했던 행동들”이라며 “피해자가 절 용서해줬고 아직까지도 미안하고 반성 중”이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 사진, 개인정보 유출하면 고소하기로 부모님과 합의 봤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이 동영상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A양의 이름, 학교, 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함께 부모에 대해서도 공개하는 이른바 ‘신상털기’에 나섰다.
이번 영상이 뒤늦게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데에 사이버렉카(cyber wrecker) 행태일 수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사건사고나 논란이 터지면 빠르게 소개하거나, 비판하는 영상을 올려 조회 수를 올리는 이들이다. 온라인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달려드는 유튜버들에 대한 별칭으로도 불린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특정된 만큼 본격 수사를 시작했다”며 “제3의 인물이 이 영상을 활용해 가해자를 협박하거나 다른 이득을 얻으려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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