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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 건설업 생산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크게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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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5 10:30:08 수정 : 2025-05-05 1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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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먹거리 소비도 줄여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 생산이 20% 넘게 줄어 외환위기 이후였던 1998년 3분기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난 2월 실질임금이 7% 이상 줄며 반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진 여파로 가계 살림살이도 팍팍해지면서 음식료품 소매판매와 외식 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건설업 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1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다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경기 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5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같은 분기보다 20.7% 감소했다. 이는 1998년 3분기 24.2% 준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건설경기 부진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작년 2분기 3.1% 준 이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9.1%, 9.7%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2분기(-3.5%)부터 2022년 1분기(-1.9%)까지 감소세를 지속한 이후 가장 긴 기간 줄고 있다.

 

건설경기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3월 건설기성의 경우 과거 누적된 과잉투자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량 사고 등 일시적 요인이 겹쳐 전년 동월 대비 14.7% 줄기도 했다.

 

건설기성 중 주거용 아파트 등 건축 부문은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22.8% 감소해 1998년 4분기(-30.3%)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도로나 화학단지 등을 포함하는 토목 부문도 14.2% 줄어 2021년 4분기(-14.5%)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건설업 경기 불황은 고용시장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2분기 3만6000명 줄었고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8만8000명, 11만5000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 1월에 16만9000명 줄고 2월 16만7000명 감소한 뒤 3월 감소폭은 18만5000명에 달했다. 3월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도 각각 11만2000명, 2만6000명 감소하는 등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에 다른 업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의 경우 2월 354만7000원으로 조사돼 전년 동월(382만4000원)보다 7.3%(-27만7000원) 감소하는 등 가계 살림살이도 위축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1분기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3% 줄었고, 외식 소비를 반영하는 음식점업 생산도 3.4% 감소했다. 통상 음식료품 소비와 외식 소비는 한 쪽이 줄면 다른 쪽은 늘어나는 성향을 보이지만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두 지표가 동반 감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에 1년 전보다 7.7% 줄어들며, 작년 1분기(-10.4%)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무실·점포 등 건축에서 수주가 10.4% 늘었으나, 기계 설치 등 토목 부문에서 41.4%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건설투자는 그간의 수주·착공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대미 수출액은 약 2.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한국의 성장률이 0.1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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