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한센인 마을 찾아 "그늘진 곳부터 풀어가겠다"

경기지사 때 인연 장자마을…"행정,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 찾아 예산 쓰는 것"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묘역 참배…"좌우·노사·동서·남녀·빈부통합"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4일 한센인 정착 마을을 찾아 "앞으로 가장 그늘지고 어려운 데부터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경기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곳을 찾은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한센인 마을인 경기도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해 주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앉아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주민이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는 것을 들으며 눈물을 보였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장자마을을 여러 차례 찾아 환경오염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한 인연이 있다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김 후보는 마을 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과 만나 "(지사 때) 당시 공무원들은 여러분을 보면 단속 대상으로 생각했는데 나와 함께 공무원들이 여기 와서 많이 울면서 행정이 가장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배웠다"며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을 찾아서 정부 예산을 신경 써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사 시절 장자마을의 행정 문제를 해결했던 일을 거론하며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신 여러분이 얼마나 애국자인가"라며 "지금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오늘 이렇게 보니 건물도 많이 좋아지고 여러분 얼굴도 전부 훤해져 너무 좋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간담회에 참석한 마을 주민이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글을 읽자 가만히 눈을 감고 듣다가 눈물을 짓기도 했다.

이 주민은 "당시 사람들은 우리를 괴물 취급하듯 핍박하고 돌을 던졌지만 김 후보는 우리와 함께 하룻밤을 새우고 함께 밥을 먹었다. 낮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늘 지켜보고 안아주는 분"이라며 "이제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꼭 대통령이 돼 우리 마을을 찾아달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 후보는 이어 의정부 제일시장을 찾으며 민생 경제 행보를 이어 갔다.

이와 관련, 김 후보 측은 "김 후보가 낮은 곳에서 어렵고 힘든 이들을 보살폈던 자신의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겨 첫 일정으로 한센인 마을을 간 것"이라며 "약자와 동행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더욱 위대하게 발전시키겠습니다'라고 썼다.

김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가 위기에 있고 국민이 매우 힘들어하는 때"라며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해 모든 당원과 국민을 섬기며 열심히 노력할 것을 선열들께 다짐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 간담회에서 "좌우를 넘어서 노사, 동서, 남녀, 빈부 모든 것을 반드시 다 통합하겠다"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