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처음이던 시절이 있고 어설프기만 하던 그때에 나를 이끌어주는 ‘인생의 은인’을 만난다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더욱이 그러한 ‘은인’을 쉽사리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 행운이 일생에 딱 한 번만 찾아오더라도 그 인생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는 대한민국 최정상의 MC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한때는 처절한 무명생활을 견뎌야 했던 연예인 지망생에 불과했다. 그런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의외의 인물이 있었으니…지금부터 유재석의 운명을 바꾼 숨은 조력자와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에 전무후무한 20번의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국민 MC로 우뚝 선 유재석. 알고 보면 그는 10년이라는 길고 험난한 무명을 거쳐 왔다. 그리고 그가 지금의 국민 MC 자리에 서기까지 그 배경에 한 사람과의 인연이 있었다.
유재석은 지난해 유튜브 채널 ‘핑계고’를 통해 남다른 인연을 공개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날 게스트였던 조혜련은 유재석에게 “넌 어떻게 이렇게 뜰 수 있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재석은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한 건 ‘자유선언 토요일’이다”라고 답했다.
유재석은 이어 “거기서는 잠깐 반짝했다. 개그맨 김종석하고 전국의 대학을 돌아다니면서 도서관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학생한테 선물을 주는 거였다. 그걸 하다가 MBC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에서 메인 MC로 자리를 잡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유재석의 입에서 뜻밖에도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의 이름이 불렸다.
유재석은 “진실이 누나가 당시 ‘동거동락’ PD와 친분이 꽤 두터운 사이였다. 그 PD님이 누나한테 ‘요즘 괜찮은 사람 없냐’고 물어봤다더라. 그때 진실이 누나가 ‘메뚜기라고 있는데 한번 써봐요’라고 추천했다고 한다”라며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유재석은 또한 “당시 진실이 누나는 나하고 얼굴도 한번 본 적 없고 나를 알지도 못할 때였다. 근데 나를 덜컥 추천해 준 거다”라고 의외의 사연을 공개했다.
유재석은 “나란 사람은 그전까지 진행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나도 내가 그 프로그램을 진실이 누나 때문에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이후에 ‘쿵쿵따’, ‘X맨’, ‘무한도전’ ‘런닝맨’ 등을 하게 됐다. 지금껏 잘된 건 다 진실이 누나 덕분”이라며 최진실을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진실은 우연히 KBS ‘서세원쇼’에 출연한 유재석을 보고 그에게 진행 능력이 있음을 직감했다고 한다. 당시 무명이었던 유재석의 이름도 몰라서 ‘동고동락’ PD한테 “메뚜기 한번 써봐요. 되게 웃겨요”라고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최진실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유재석만이 아니었다. 2021년 드라마 ‘검은 태양’에 이어 2023년 드라마 ‘인연’으로 생애 두 번째 연기대상을 거머쥔 ‘연기 장인’ 남궁민 역시 최진실과의 남다른 관계를 밝힌 적이 있다.
남궁민은 2021년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무명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지상파 3사의 공채 탤런트에 지원했는데 다 떨어졌었다”라며 “단역을 하면서 계속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공채는 보는 것마다 족족 낙방하고 엑스트라를 전전하다가 한 촬영장에서 최진실 선배를 알게 됐다. 선배의 도움으로 매니저를 소개받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다”라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남궁민은 “최진실 선배가 당시 매니저도 없고 차도 없이 혼자 아등바등하는 제가 안쓰러웠나 보더라. 단역 시절, 택시 탈 돈도 없어서 의상이며 소품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제게 차를 진짜 많이 태워 주셨었다. 너무 고마운 분이다. 그런 분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음을 고백했다.

한편 최진실은 1988년 20살의 나이에 삼성전자 CF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해 생을 마감할 때까지 20년 동안 전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광고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귀여운 외모와 옆집 누나·언니 같은 친근한 성격에 성실함과 겸손함까지 갖춘 이미지로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인지도를 거두며 ‘국민 배우’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그는 2000년 야구선수 조성민과의 결혼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03년부터 이혼 다툼을 시작하면서 슬럼프를 겪었고 점차 이미지가 하락하며 연예계 생활의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04년 합의이혼 소식을 전하며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2005년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통해 재기에 성공해 다시 이전과 같이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건재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8년 오랜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최진실과 동년배인 김희애, 김혜수 등이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을 떠난 지 17년이 지난 현재에도 최진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의 아들인 최환희는 2020년 가요계에 데뷔했으며, 딸 최준희는 인플루언서로 인기를 누리며 엄마 최진실의 뒤를 이어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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