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과거 ‘성 상납 의혹’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으며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에 대해 2일 “사과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反) 이재명 빅텐트’를 위해 이 후보에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개혁신당 측은 권 위원장이 사과하더라도 단일화 등의 문제에서 진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 후보의 과거 징계 문제와 관련해) 사과 부분에 대해 검토할 여지가 있다”면서 “입증이 안 된 상황에서 그걸 이유로 쫓아냈으니, 우리가 같이하려면 기본적으로 원한이 장애물이 될 수 있으니 풀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이던 2022년 성 상납 의혹 등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뒤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검경 수사 등에서 관련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공소권 없음’ 처리되거나 무혐의 처분됐다.
이와 관련해 권 위원장은 “검찰에서 나오는 걸 보고 판단을 해서 (징계 등을) 했어야지, 밉다고 그냥 쫓아버릴 수는 없었다”면서 “그때 징계를 추진한 사람들이 잘못 다루긴 했다. 낙인 찍어 내쫓은 건 잘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나를 모욕적인 주장을 통해 내쫓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 후보는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다면 단일화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후속조치도 있어야 한다.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될 것인데,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정도의 상황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여러 차례 “묻지 마 단일화에 응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완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사과를 하든 뭘 하든 그건 자유고, 우리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해서 이 후보가 빠지면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당선 확정”이라며 “1 플러스 1은 2 같은 단일화 주장이나 빅텐트론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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