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관이 막혔을 때 이뤄지는 대표적인 시술은 스텐트 삽입술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풍선 확장술을 시행하고, 그물망인 스텐트를 설치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대개 위중한 경우(허벅지)를 제외하곤 손목을 통해 심장으로 접근해 스텐트를 삽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손목이 허벅지보단 최소절개를 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손등 부위에 위치한 동맥을 통한 ‘스너프박스 접근법(최소절개 접근법)’이 확대되고 있다. 손등 혈관은 손목보다도 직경이 작아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어서다.
스너프박스 접근법은 기존의 손목 동맥을 통한 접근법에 비해 시술 후 환자의 손목 움직임이 자유로우며 손목 혈관 폐색이 거의 없다. 실제 남성 환자뿐 아니라, 스텐트 시술에 취약한 여성 환자의 경우에도 이 방법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용철‧이오현‧노지웅 교수,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허석재 박사 연구팀은 ‘스너프박스 접근법’을 통해 시술을 받은 환자의 성별에 따른 시술 부위 합병증 발생을 비교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너프박스 접근법을 통해 스텐트 삽입술을 포함한 심장혈관 시술을 받은 4608명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국내 14개 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다기관 등록 데이터(KODRA)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전체 시술 부위 이상 반응 발생률은 여성(7.5%)이 남성(4.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 다변량 분석 결과 여성은 시술 부위 출혈 및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부분은 경미한 출혈에 해당했으며, 남녀 모두에서 중대한 출혈이나 심각한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스너프박스 접근법이 여성에서도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향후 스너프박스 접근법을 통한 심장혈관 시술에서 성별 기반의 맞춤의료 실현에 기여하고, 여성 환자의 안전한 시술 전략을 마련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지웅 교수는 “연구를 통해 여성 환자에게도 스너프박스 접근법을 통한 심장혈관 시술이 매우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다만 여성은 기존에도 심장혈관 시술 후 출혈 가능성이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고, 시술 부위 혈관이 작기 때문에 시술 후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용철 교수는 “본 연구로 스너프박스 접근법이 남녀 모두에게 안전한 시술 경로임을 확인했다”라며 “지혈 유지 시간, 약물 투여량 조절 등으로 여성 환자에게 더욱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도록 표준화된 지침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시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JAHA)’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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