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특별사면… 트럼프에 의해 주불 대사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주(駐)프랑스 미국 대사 후보자로 지명된 부동산 재벌 찰스 쿠슈너(71)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과거 전력 때문에 진땀을 흘렸다. 쿠슈너는 아들 재러드 쿠슈너가 2009년 트럼프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결혼하며 트럼프의 사돈이 되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쿠슈너는 이날 주프랑스 대사 후보자 자격으로 상원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미국에서 대사는 반드시 상원 인준을 받아야만 임명이 가능하다.
상원의원들의 질의는 과거 쿠슈너의 범죄 전력에 집중됐다. 그는 2004년 탈세, 불법 선거자금 제공, 증인 매수, 거짓 증언 등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다만 사돈인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던 2020년 특별사면을 받아 공직 임용 등에 문제는 없는 상태다.
의원들은 쿠슈너가 대사직을 수행할 만한 도덕성 등 자격을 갖췄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쿠슈너는 “나는 매우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 실수에 대해 큰 대가를 치렀다”고 인정했다. 이어 “나와 아내는 그간 광범위한 자선 기부를 해왔다”며 “이는 결국 신(神)에 의해 공정한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의 실수가 나의 판단력을 향상시키고 가치관을 개선함으로써 대사직 수행에 필요한 많은 자격을 갖추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불미스러운 과거에 대해 이미 충분한 반성을 했고, 거액의 기부로 사회에 공헌했으며, 이제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났다는 뜻이다.
1954년 5월 뉴저지주(州)에서 태어난 쿠슈너는 부친의 아파트 사업에 관여하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 부동산 개발업을 통해 큰 부를 쌓았다. 그의 아들 재러드는 1998년 미국 최고의 명문대인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과에 진학했는데, 쿠슈너가 하버드대에 250만달러(약 36억원)를 기부한 덕에 입학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러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로 2기 집권을 확정지은 직후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 후보자로 지명했다. 당시 트럼프는 쿠슈너를 “뛰어난 사업가이자 자선가, 그리고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의 일원이자 유럽연합(EU)의 지도국이다. 미국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군사 동맹을 맺고 있기도 하다. 자연히 미국 외교가에서 주프랑스 대사는 가장 비중이 큰 자리로 꼽힌다. 다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 대사로 직업 외교관 대신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인사를 임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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