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 시간이 거의 없어요. 숙제하고 학원 다녀오면 벌써 밤이거든요”
1일 초등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하루에 2시간 이하만 놀 수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현실은 시간 부족에 쫓기는 나날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난달 9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28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평소 하루에 놀 수 있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62%가 ‘2시간 이하’라고 답했으며, 이 중 15.8%는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자유시간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은 ‘친구들과 만나 놀기’(54.6%)였다. 이어 ‘게임하기’(33.5%), ‘영상 시청’(29.2%), ‘운동’(23.6%), ‘가족과 시간 보내기’(21.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바쁜 일과로 원하는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초등학교 6학년의 30%는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나면 집에 오는 시간이 오후 8시 이후”라고 했고, 4%는 “밤 10시 이후에야 귀가한다”고 응답했다.
조기 사교육에 대한 인식도 엇갈렸다. ‘초등 의대반’과 같은 과도한 선행학습에 대해 31.1%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봤지만, 27.8%는 “어린 나이에 그런 공부를 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초등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공부’였다(69%). 이어 ‘친구 관계’(33%), ‘외모’(24%), ‘따돌림’(14%) 등이 뒤를 이었다.
어린이들이 걱정하는 사회 문제로는 ‘전쟁’(62.5%), ‘저출생’(65.9%), ‘기후위기’(53.2%), ‘일자리 문제’(38.6%) 등이 꼽혔다.
이소희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어린이에게 학벌이나 외모만을 강요하는 빈곤한 사회가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 그 자체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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