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3월 들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관세 정책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이전의 지표여서 향후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2월(2.7%) 대비 상승률이 둔화된 데다 2024년 9월(2.1%) 이후 상승률이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를 나타냈다. 근원지수는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근원지수 상승률은 2021년 3월(2.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다. 연준은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소비자물가지수(CPI) 대신 PCE 가격지수를 준거로 삼는다.
다만 월가에서는 3월 물가지표가 관세 정책의 충격을 발효하기 이전 수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무역전쟁을 촉발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미국의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앞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이 -0.3%(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수입을 크게 늘린 게 성장률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성장률 하락의 탓을 돌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것은 바이든의 주식시장이지, 트럼프의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1월 20일(취임일)까지 정권을 넘겨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곧 발효되기 시작할 것이며, 기업들이 기록적인 숫자로 미국으로 이전을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