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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딸인 척… 120억 가로챈 ‘로맨스 스캠’

입력 : 2025-04-30 18:30:49 수정 : 2025-04-30 18: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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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앱서 접근… 코인 등 투자 유도
딥페이크로 가상의 인물 만들어
“같이 공부하자” 100여명에 사기
총책 부부 등 45명 입건, 10명 구속

MBTI(성격유형지표)까지 정해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코인(전자화폐)과 주식 투자로 유도, 12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총책 부부 등 45명을 입건하고, 이 중 30대 간부와 채팅담당자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맨스 스캠’(연애빙자 사기) 조직이 피해자와 딥페이크로 만든 인물 영상으로 통화를 하는 모습. 울산경찰청 제공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00여명으로부터 연애를 빙자한 주식 투자 및 코인 투자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에 건물을 통째로 매입한 뒤, 사무실을 차려 본격적인 사기 범죄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채팅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고, 연인 또는 친구가 됐다. 그러고 고수익을 미끼로 주식·가상화폐 투자 사기로 유인해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가로챘다. 피해금액은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8억8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SNS에 올려진 사진 등을 활용해 만든 얼굴을 프로필로 내걸었다. 가상인물은 혈액형, 가족관계, 학력, 재산수준 등 세세한 정보까지 정해뒀다. 서울 강남구의 40억원대 아파트에 사는 34세 여성, 고위 군인 출신 아버지를 둔 외동딸, 밝고 긍정적인 ESFJ 등이다. 피해자와의 대화를 위해 10일치 분량의 대본을 준비해둘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주로 “같이 투자 공부하자”며 유튜브 강의로 연결한 뒤 가짜 투자 전문가와 피해자를 연결하고, 실제 금융회사 이름을 도용한 가짜 앱과 사이트를 통해 돈을 유도했다. 앱에서는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게 했고, 환급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겐 세금 부담 등을 이유로 지연시켰다. 조직은 자금세탁을 통해 수익을 현금화했다.

범행은 지난해 7월쯤 경찰에 ‘로맨스 스캠’(연애빙자사기) 피해자 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인터폴 수배를 통해 붙잡아 캄보디아에서 구금 중인 총책 부부를 국내 송환하는 절차를 밟는 등 공범들을 쫓고 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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