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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 준법투쟁 첫날 ‘혼란’은 피해…“안전운전, 오히려 좋아” 반응도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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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30 16:49:52 수정 : 2025-04-30 16: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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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듣고 출근길 일찍 나선 시민들 지하철로 몰려
준법투쟁 지지하나 준법투쟁 당일 결정 지적도
협상 진전 없으면 총파업 돌입 우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예고했던 ‘준법투쟁’에 나선 30일 아침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준법투쟁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서거나, 지하철 등의 대체 교통편을 이용했다. 

30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운행 중인 버스에 준법투쟁 안내문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이날 아침 서울 시내버스들은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30일부터 안전 운행합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운전석 옆 유리창에 붙이고 운행에 나섰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날부터 임금·단체협약 조정회의를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날 오전 4시 준법투쟁을 시작했다. 준법투쟁은 승객 착석을 확인하고 출발하거나 추월하지 않는 등 안전운행 매뉴얼을 엄격히 준수해 연착을 유도하는 합법적 쟁의행위다. 노조가 파업이 아닌 준법투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밤사이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서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권누리(30)씨는 “협상 결렬 시 파업이라길래 전날 걱정하며 잠들었다”며 “일어나서 뉴스부터 확인한 뒤 역까지 걸어갈 각오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가 예전과 달리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큰 혼란으로 번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버스 이용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준법투쟁 소식을 몰랐다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27)씨는 “준법투쟁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천천히 운행한다든지 평소와 다른 점은 아예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이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출근길 도로에 차량이 많아지면서 전광판에 표시되는 버스 도착 소요 시간이 길어지자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보였다. 이날 전철 승강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몰리기도 했다.

 

이날 출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준법투쟁이 당일 결정된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지현(28)씨는 “버스 기사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의사는 존중하나 명확한 공지가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 버스 파업 때는 집 근처 광역 버스가 파업에 동참하는 버스란 걸 뒤늦게 알게 돼 다급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결렬돼 준법투쟁에 돌입한 30일 서울역 버스환승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는 이날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결렬돼 준법투쟁에 따른 운행속도 저하, 배차간격 증가 등 이용에 불편이 예상된다”며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안내했다. 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해 지하철의 출근 주요 혼잡시간 운영을 현행 오전 7∼9시에서 오전 7∼10시로 1시간 연장해 1∼8호선과 우이신설선의 열차 투입을 47회 늘렸다. 

 

노조는 준법투쟁을 이날 하루만 ‘경고성’으로 진행하고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들은 전국자동차노조 지역 대표자 회의가 예정된 5월8일을 사실상 기한으로 정하고, 서울시와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왼쪽)과 박점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 시내버스 노사 조정 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간극을 좁히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노조 측은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하며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상여금 조항의 폐지·개정을 통해 통상임금을 낮추지 않으면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윤준호·소진영·최경림·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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