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소비자들 감정적 만족, 경험 중심 소비 패턴 반영하는 현상”
특급호텔 고가 디저트, 단순한 음식 아닌 ‘경험과 이야기’ 파는 전략
여름철 디저트계 ‘스몰 럭셔리’(작지만 특별한 소비 경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가 올해도 가격을 올렸다. 서울신라호텔은 올해 애플망고빙수를 지난해보다 7.8% 인상된 11만원에 판매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2일부터 애플망고빙수 판매를 시작했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가격 인상은 5년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호텔 측은 망고를 비롯한 식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2008년 제주신라호텔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011년부터는 서울신라호텔에서도 판매되며 프리미엄 디저트 열풍을 이끌었다. 출시 초기 가격은 2만7000원이었으며, 서울신라호텔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2011년에는 2만9000원이었다.
이후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7년 4만2000원이던 이 빙수는 2019년 5만4000원, 2021년 6만4000원을 거쳐 2023년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10만2000원).
올해는 드디어 11만원 선을 넘어섰다. 최근 8년간 가격은 2.6배나 올라, 연평균 12.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한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4만원대일 때 먹어볼걸”과 같은 아쉬움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SNS 인증 디저트’로 큰 인기를 끌었던 호텔 빙수가 이제는 일부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치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인상 흐름은 신라호텔만의 일이 아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올해 애플망고빙수를 전년 대비 18.2% 인상한 14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호텔롯데 시그니엘서울은 더 라운지에서 제주 애플망고를 활용한 시그니처 빙수를 지난해와 동일한 13만원에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가 디저트 열풍을 단순한 물가 상승 이상으로 분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망고빙수처럼 고급 디저트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감정적 만족과 경험 중심 소비 패턴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특별한 날 자신을 위한 보상 소비, 이른바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고가 호텔 디저트가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품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경험과 이야기’를 파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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