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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황금연휴라 했나?”…311만명 떠나고 남겨진 자영업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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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6 05:00:00 수정 : 2025-05-06 05: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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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 해외여행객 ‘북적’…내수는 한산한 반쪽 풍경
도심 기반 자영업자에게는 긴 연휴 ‘찬바람’ 부는 시간일 뿐

휴일 단순히 늘리기 보다는 연휴 활용한 지역 관광, 전통시장
연계 할인행사 등 소비 흐름 국내로 돌릴 수 있는 방안 필요

5월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국 공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반면 내수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은 한산한 매장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긴 연휴가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는 셈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은 약 148만명, 지방공항 이용객은 16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총 항공 여객 수는 311만명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휴는 △근로자의 날(1일) △주말(3~4일) △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5일) △대체공휴일(6일)까지 이어져 최장 7일에 달하는 ‘황금연휴’다.

 

하지만 정부는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근로자의 날과 토요일 사이에 낀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과거 장기 연휴 기간에도 내수 회복보다는 해외 소비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올해 설 연휴의 경우 중간에 낀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최대 6일간의 연휴가 형성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 34% 감소했고, 4주 전보다도 8% 줄었다.

 

반면 해외 출국자는 29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월보다도 2.1% 늘었다. 장기 휴일이 내수보다는 해외 소비로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여행업계도 이런 흐름을 실감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출발하는 패키지 해외여행 예약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예약자가 42%, 노랑풍선도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연휴를 ‘고통의 시간’으로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경기는 최근 큰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연체율은 평균 0.51%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 속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이번 황금연휴를 계기로 해외 소비는 급증했지만, 내수는 더욱 위축되는 이중적 현상이 벌어졌다고 분석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5월 황금연휴 기간 중 해외여행 수요는 팬데믹 이전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했지만, 그 반작용으로 내수는 한층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식업, 소매업 등 도심 기반 자영업자들에게는 긴 연휴가 ‘찬바람 부는 시간’일 뿐”이라며 “정부가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연휴가 자칫 내수 회복보다 해외소비로 이어지는 역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휴일을 단순히 늘리기보다는 연휴를 활용해 지역 관광과 전통시장 연계 할인 행사 등 소비 흐름을 국내로 돌릴 수 있는 구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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