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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확산경로 예측’…대구시, 첨단 산불대응으로 인명피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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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9 15:31:51 수정 : 2025-04-29 15: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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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건조한 날씨 속에 급속히 확산했던 대구 산불이 우려와는 달리 23시간 만에 꺼진 데는 산불 확산경로예측과 주야간을 가리지 않은 진화 헬기와 인력 등을 효율적으로 투입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의 산불이 확산할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29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9부 능선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해서 확산하자 당국은 산불 대응 1·2·3단계를 차례로 발령하고 진화 헬기와 진화 차량·인력 등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산불 발생 첫날 일몰 전까지 당국이 현장에 투입한 진화 헬기는 모두 36대며, 진화 인력은 776명, 장비는 76대로 각각 집계됐다.

 

28일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난 불이 확산하는 가운데 산림청 수리온 헬기가 야간 진화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산림청 제공 

하지만 함지산에서 발생한 불은 동쪽으로 1∼2㎞ 떨어진 조야동까지 가파르게 확산하며 민가를 위협했고, 불길은 아파트 등이 밀집한 서변동 방면으로 계속해서 번져 나갔다.

 

산불 확산 예측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주민 사전대피 등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2005년 첫선을 보인 산림청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은 발화지 위치와 지형·임상·기상조건 등 자료를 수집하고 시간대별 산불확산경로를 예측·분석해 지리정보시스템(GIS)상에 표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산불 확산 속도와 방향을 시간대별로 예측해 주요 시설물 도달 시간과 피해 예상 면적을 산출해준다. 현장에서는 이 정보를 토대로 헬기·인력·차량 등 진화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운영할 수 있다. 지역주민 안전 확보와 대피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산불 현장 대부분에서 확산예측 결과값과 실제 산불피해 상황이 90% 이상 일치하는 등 높은 정확도로 진화와 대피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산불확산예측시스템’이 2005년 강원도 양양산불에 대한 예측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드론을 활용한 산불 화선 탐지 기술도 도움이 됐다. 항공측량용 열화상 카메라를 드론에 장착해 촬영한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불길이 번지고 있는 가장자리를 뜻하는 화선은 산불의 확산 속도를 확인하고 진화를 위한 관리 지점을 찾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야간 비행이 가능한 다목적 국산 헬기 수리온 2대가 배치되면서 산불 진화율은 급속도로 높아졌다. 산림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498억원 규모의 수리온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12월 2대의 헬기를 추가 배치했다. 2018년 도입한 1호기와 함께 총 3대의 수리온 헬기가 산불재난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야간 진화에 수리온 헬기 2대가 동시에 투입된 것은 이번 대구 산불 현장이 처음이다.

 

김정기(왼쪽 세번째)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대구 산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수리온은 스마트 통합 항공전자 장비를 비롯해 공중 충돌 방지 장비, 회전날개 결빙 방지 장치, 최신 야간영상 장비 및 고성능 적외선카메라 등이 탑재돼 야간과 악조건에서도 효과적인 산불 진화가 가능하다. 당국은 수리온 헬기 2대와 함께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등 진화인력 1천515명과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 15대 등 장비 398대도 산불 현장에 밤샘 투입해 야간 진화에 전력을 쏟았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산불 진화시 대구시, 산림청, 소방, 경찰, 군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했고 산불 확산 예측시스템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주민 사전대피를 했다”면서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투입과 열화상 드론을 통한 화선 관측, 산불지연제 집중 투하 등을 통해 민가로의 확산을 막는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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