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사고가 발생하자 삼성 계열사 임원들에게 ‘유심(USIM)’ 교체 명령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SK텔레콤 이용자는 유심을 교체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임원들이 유심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계열사별로 유심을 교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이처럼 계열사 임원들의 스마트폰 유심까지 단도리하고 나선데는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유심보호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혹시나 있을 정보 유출까지 방지하기 위해 자구안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 40분쯤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가 유출된 유심 정보로 복제폰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SK텔레콤은 T월드에서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는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eSIM(이심·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을 포함한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킹 피해를 최초로 인지한 18일 24시 기준 가입자 중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T 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교체가 진행된다.
SK텔레콤은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 불법 유심 복제를 막기 위해 FDS 기준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용 중이다. 실시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유 CEO는 “SK텔레콤은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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