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 ‘韓 때리기’ vs ‘출마 촉구’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가 연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대행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정치권 안팎에선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1차 컷오프를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한 대행 출마 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노욕의 용꿈”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심을 못 했다고 보지만 그래도 70~80%까지는 왔다”며 “(한 대행이)2028년 총선까지 3년만 하겠다, 3년 과도 정부로 개헌하겠다면 도울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를 하면서 국회에서 야당한테 얼마나 두드려 맞았냐. 그러면서 맷집이 생겼다”며 한 대행을 추켜세웠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대통령 후보 국민 추대위원회(추대위)’도 출범했다. 추대위는 전날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인물로 한덕수 총리를 국민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도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한 대행의 하버드대 후배인 박수영 의원은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려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절반인 54명의 서명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24일 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결심을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오는 29일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29일은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발표로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날이자 공직자 사퇴시한(다음달 4일) 전 열리는 마지막 국무회의가 예정된 날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에 진출한 주자들은 한 대행 출마 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는 전날 채널A ‘뉴스에이’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를 꺾으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선 한 총리뿐 아니라 누구라도 손잡아야 한다. (한 총리가 출마하면)당연히 단일화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다.
그간 한 대행의 출마론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왔던 홍준표 후보는 입장을 바꿔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을 사퇴하고 출마한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 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한 대행이 출마해선 안 된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한동훈 후보 캠프의 신지호 특보단장은 한덕수 대망론에 대해 “긍정보다 부정 여론이 더 많다”며 “(친윤 그룹의)삼류 기획이자 자해성 기획”이라고 비판했다.
단일화에 유보적이던 안철수 후보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출마보다 무역 문제 등 중요한 사명이 한 대행에게 있다”고 출마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민주당은 “내란 동조 세력이 뻔뻔하게 대선 출마를 운운한다”고 맹공을 펴면서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한 대행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침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시정연설을 대선 출마 연설이라고 규정한다”며 “국가적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덕수 단일화론’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노욕의 용꿈을 꾸던 고위 공직자들의 전례처럼 출마도 못 하는 허망한 종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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