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대표 토론회서 얼굴 붉혀
尹 탄핵 정반대 길…치열한 공방 예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나경원·한동훈 후보가 또 한 번 토론장서 맞붙는다. 앙숙 관계로 불리는 두 후보 간 강 대 강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토론회에서 벌였던 날 선 설전이 재조명되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해 7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논란으로 충돌했다.

발단은 한 후보의 폭로였다. 한 후보는 7월17일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향해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며 물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가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데, 한 후보가 법무부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한 후보는 다음 날인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면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음 날 열린 19일 토론회에서 이 문제로 또다시 충돌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에게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우리 당 의원을 고발한다고 하는데 기소돼야 하는가”라며 “기소됐다고 한다면 공소 취소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오늘 사건은) 정치인으로서, 당으로서 요구할 수 있다”면서 “다만 나 후보는 당시 당직을 안 맡았고, 개인 차원의 부탁을 한 것 아니냐”고 대응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그게 개인 차원인가. 제가 제 것만 빼달라했나. 똑바로 말하라”며 쏘아붙였고, 그때마다 한 후보는 “네”라며 반복해서 답했다.
나 후보는 “저를 이렇게 모욕할 수 있나”라면서 “저는 우리 당 의원과 보좌진을 대표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는 “말씀을 왜곡한다. 그때 상황이 그게 아니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았잖나“라며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 후보는 “무슨 말을 하시나. 밀실, 개인 차원의 부탁, 제 개인 비리냐”며 “제가 했던 말 그대로 옮겨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 후보는 “본인이 당사자인 사건에 대해 법무부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건 안 되는 것”이라며 “그걸 받아들일 순 없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나 후보는 “얘기가 안 된다. 그러니까 정치인으로서 리더십이 부족하고 정무직인 법무부장관을 해서는 안 되는 분”이라며 한 후보의 자질을 깎아내렸다.
이번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이철우·홍준표 후보와 함께 나란히 B조에 편성되며 또다시 맞붙게 됐다. 두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만큼, 또 한 번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 A조와 B조는 각각 ‘미래청년’, ‘사회통합’ 주제를 놓고 19일과 20일 오후 2시에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회는 국민의힘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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