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명한 종양학자 저스틴 스테빙(Justin Stebbing) 교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옥수수유 등 씨앗유(seed oil)에 다량 함유된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고온 조리 시 화학적으로 변형돼 특정 유형의 유방암 세포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테빙 교수는 특히 유방암 고위험군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씨앗유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에서는 씨앗유 사용량을 줄이고, 리놀레산 함량이 비교적 낮은 올리브 오일이나 아보카도 오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리놀레산과 유방암 세포 성장 간의 연관성은 앞선 연구들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삼중 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모델 쥐에게 리놀레산이 풍부한 식용유를 투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쥐보다 종양의 크기가 더 크게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사람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동일 유형의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리놀레산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의 수석 저자인 존 블레니스(John Blenis) 박사는 “리놀레산이 특정 생화학적 경로를 통해 암세포 성장을 자극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는 향후 환자 맞춤형 식이요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곧바로 씨앗유를 전면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과도한 공포를 유발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식용유 선택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식생활과 생활습관 개선이 유방암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20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이들 가운데 약 90%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유방암 사례의 약 25%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어 “식단은 다양성과 균형이 핵심”이라며 “특정 성분만을 지나치게 피하거나 맹신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식습관의 질을 높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예방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혹시 나도 해당될까? 식용유 관련 유방암 위험 체크리스트
✔리놀레산이 어떤 성분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등 씨앗유를 자주 사용한다.
✔튀김, 볶음 등 고온 조리 방식의 요리를 자주 먹는다.
✔유방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다.
✔식용유의 종류나 성분을 잘 확인하지 않고 사용한다.
✔아보카도 오일 등 대체 오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식단 개선보다는 간편식이나 외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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