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첫 관세 협의에서 조기에 합의해 양국 정상이 결과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그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등과 협상한 후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기간인 90일 이내에 거래를 마무리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을 만나 “일본이 협의의 최우선”이라며 방위비 부담 확대를 언급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가 미·일 간 협상을 관세와 방위비 증액을 아우르는 ‘패키지 딜’로 진행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일본과 경제·산업구조, 안보 상황이 비슷한 한국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다음 주 미국에서 미 재무장관과 만나 관세협상을 시작하는데 미측은 유사한 요구를 해 올 공산이 크다. 날로 격화하는 미·중 간 갈등도 협상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70여개국과의 상호관세협상에서 “관세를 낮추려면 중국과 거래를 끊으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 비중이 19.5%, 미국은 18.7%에 달하는 한국으로서는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다.
트럼프는 오락가락 관세정책 탓에 다급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관세전쟁 선포 이후 미국의 주식·채권값이 급락세를 빚고 달러화 지위도 흠집이 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관세로 물가상승과 성장둔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관세정책을 향해 “미 역사상 최악의 자해극”, “총을 먼저 쏘고 나중에 조준하는 격”과 같은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트럼프 지지율까지 2월 53%에서 4월 47%로 떨어졌다.
6월 초까지 이어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운신의 폭이 좁다. 한 권한대행이 책임지고 결정하기도, 트럼프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도 어렵다. 최 부총리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새 정부에서 하면 된다”고 했는데 적절한 상황인식이다. 협상에는 적극 응하되 미국 측에 과도기 정부의 한계를 설득해 긴 호흡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기 바란다. 한 권한대행은 큰 틀에서 협상 방향을 잡되 주요 결정을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기는 게 맞다. 협상을 질질 끌라는 게 아니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관세율 조정과 조선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주요 의제에 대해 협의를 진전시켜 양국 간 신뢰를 두텁게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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