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프린스’가 이제는 ‘의정부 프린스’가 된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FA 최대어’로 꼽혔던, 한국전력에서 FA로 풀린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을 치열한 경쟁 끝에 품으며 전력을 급상승시켰다. 차기 시즌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대항마로 떠오른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은 16일 임성진과의 FA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공개하진 않았지만, 최근 FA 시장 최대어들이 받은 수준 그 이상의 좋은 대우로 이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FA 시장이 개막하자마자 임성진 영입에 공을 들였다. 그 사이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자리를 2024~2025시즌에 대체 선수로 들어왔다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 모하메드 야쿱(바레인)과 재계약하면서 임성진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KB손해보험은 군 입대를 앞둔 황경민의 빈 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팀 전력을 한 번에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 임성진 영입을 꾸준히 추진했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임성진 영입전은 험난했다. KB손해보험 외에도 2개 구단 정도가 달려들었다. 한 구단이 먼저 영입전에서 철수했다. 또 다른 한 구단은 “무조건 KB손해보험보다 더 주겠다”며 영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KB손해보험도 과감하게 더 베팅을 했다. 결국 임성진의 선택은 KB손해보험이었다.

임성진의 영입으로 KB손해보험은 차기 시즌에 아웃사이드 히터진 구성을 마쳤다. 그 중심에는 임성진이 자리한다. 공수밸런스가 가장 좋은 임성진이 중심을 잡고, 상대 서브가 강할 때는 야쿱이, 상대 서브가 그리 강하지 않을 땐 나경복이 주전으로 나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484점을 올리며 전체 7위, 토종 2위에 오른 임성진의 공격 성공률이 45.99%로 10위에 불과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을 만한 만한 재목이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KB손해보험의 사령탑인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임성진의 잠재력은 아직 터지지 않았다”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세터 황택의와도 FA 재계약을 마쳤다. 임성진 입장에서도 국가대표 주전 세터이자 V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세터인 황택의의 공을 때리게 된다면 공격면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2025시즌 베스트7에 뽑힌 리베로 정민수도 FA 계약을 마쳐 전력 유출은 최소화한 KB손해보험이다.

임성진은 “먼저 한국전력 배구단을 떠나게 되어 아쉽고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팬과 선수단, 그리고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KB배구단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고, 앞으로는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의 임성진으로 팬 여러분께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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