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종로구 이승만 전 대통령 사저 ‘이화장’을 찾아 보수의 뿌리를 다시 꺼내 들었다. 나 의원은 “이번 선거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선거”라며 보수 진영 결집의 필요성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엄혹한 시절에 자유민주주의를 대한민국에 도입했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에는 이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와, 4·19혁명 참여자 이영일 전 의원도 함께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대행으로서의 국정 수행이 중차대한 때이다. 지금은 그 역할에 집중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 대행이 대선 전면에 뛰어드는 것은 ‘국정공백’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유선으로 통화를 했다는 나 의원은 “서울런 등 함께 논의했던 정책들이 많다”며 “오 시장이 추진해 온 ‘약자와의 동행’은 제 정책에서도 적극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직접적인 아쉬움과 함께 우회적 압박도 함께 전했다. 그는 “역선택 방지 조항 없이는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상대 진영의 후보가 뽑힐 수 있다. 그 점을 문제 삼아 출마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짚었다. 나 의원은 “유 전 의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승리를 바라진 않을 것”이라며 “경선에 참여하거나, 선출된 후보를 지지해야만 그가 말한 정치적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다. 이 조항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응답자의 지지 정당을 먼저 묻고,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에만 조사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타당 지지자는 응답 대상에서 배제된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은 “국민을 모욕하는 경선 룰”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출마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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