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3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핀테크 기반 은행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불리한 금융환경과 중저신용자 중심의 포용금융 모델에도 불구하고 45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며 토스뱅크는 은행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뱅크(대표 이은미)는 31일 2024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고, 당기순이익 457억 원으로 출범 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 3분기 첫 분기 흑자 전환 이후, 6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오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체질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무담보 중심 여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3.96%에 달하는 가운데서도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든 점은 이례적이다. 연체율은 전기 1.32%에서 1.19%로 떨어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4%로 안정세를 보였다. 담보가 없는 여신 중심 구조임을 감안하면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미 대표는 “이번 흑자 달성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서,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토스뱅크가 혁신과 포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총자산 29.7조 원을 기록하며 전기(25.7조 원) 대비 약 4조 원 성장했다. 여신 잔액은 14.6조 원, 수신 잔액은 27.5조 원으로 각각 전기 대비 18%, 16% 가량 증가했다. 특히 전월세보증금 대출 잔액이 전기 대비 575% 급증한 2.3조 원으로 집계돼, 기존 신용대출 위주의 자산 구조에 안정성을 더했다.
수신 자산의 구성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자동 일복리 나눠모으기 통장’,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 상품이 인기를 끌며, 관련 예금 잔액은 10.9조 원으로 전기(5.5조 원) 대비 두 배 성장했다. 이에 따라 요구불 예금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수신 기반의 질적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순이자마진(NIM)은 2.53%로 2%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대출 확대 없이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혔다.
고객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1178만 명으로 전기(888만 명) 대비 32.6% 증가했다. 국민 4명 중 1명이 토스뱅크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나눠모으기 통장’을 시작으로, 환전 경험을 바꾼 ‘외환 서비스’, 은행 간 상생 모델 ‘함께대출’, 하나카드와의 첫 PLCC ‘WIDE카드’ 등 연이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했다.
특히 중저신용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장애인,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접근성을 높이며 포용금융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BIS 비율도 15.90%로 전기(12.80%) 대비 상승하며 자본 적정성까지 개선됐다. 대손충당금은 3856억 원으로, 총 281.87%의 적립률을 확보해 향후 리스크 대응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올해를 ‘지속가능한 혁신과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단기 수익성을 넘는 장기적인 금융 경험 혁신에 주력하고, 포용의 경계를 계속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고객의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금융의 경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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