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을 통보한 연인 계좌로 1원씩 송금하며 메시지를 남긴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18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김광섭)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0대)에 대한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26일 연인 B씨로부터 이별통보와 함께 ‘연락하지 마라’는 취지의 문자를 받았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고 싶다는 말도 못 하느냐” 등의 메시지를 41회 보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법원은 같은달 28일, A씨에게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같은달 28일과 29일, 피해자의 계좌로 1원씩 송금하며 입금자명에 ‘보고 싶다‘ 등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재차 연락을 시도했다.
조사 결과, 그는 잠정조치를 위반하고 약 200회에 걸쳐 해당 방식으로 피해자를 스토킹했다. 또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여성이고,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공포감을 느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약 1년간 사귄 연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자 피해자의 마음을 돌려보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며 “다시는 피해자와 연락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아무 조건 없이 용서해 준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며 “수감생활을 하면서 내가 한 행동이 큰 잘못을 저지른 것임을 깨달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A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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