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5명·김주영 대표 직접 참석
“이유 없다” vs “신뢰 못해” 대립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걸그룹 뉴진스(새로운 팀명 NJZ)의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7일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가처분 심문에 당사자 출석 의무는 없지만 뉴진스 멤버들은 이날 직접 재판에 참석했다. 어도어 측에선 김주영 대표가 참석했다.

◆어도어 “일방적인 계약 해지…정당한 사유 없다”
어도어 측은 멤버 5명이 일방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어도어 측은 재판에서 “전속계약 해지는 연예활동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수익금 미정산 같은 ‘중요한 의무 위반’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뉴진스가 주장한 사유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전속계약 해지 사유를 보면 ‘하이브가 뉴진스를 싫어한다, 차별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부터 210억원을 투자해 공들여 키운 그룹을 배척하거나 차별할 이유가 없고, 데뷔 전후의 전폭적 지원, 성공적인 결과만 봐도 차별이나 배척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며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 주요한 수익원을 스스로 매장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어도어 측은 지난해 5월 하이브 소속 걸그룹 아일릿 멤버들이 뉴진스 하니와 다니엘에 인사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아일릿 매니저가 하니를 보고 “무시해”라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뉴진스 “보호 못 받아…차별·견제 지속 우려”
뉴진스 측은 “하이브가 소속 그룹들과 뉴진스를 차별하고 견제하는 행위가 계속되는데도 어도어가 이를 방관했다”며 “회사가 아티스트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하이브와 어도어가 뉴진스를 차별·배척하고, 다른 그룹으로 대체하고 폐기하려 했다”며 “그런데도 반성과 사과 없이 뉴진스를 노예처럼 묶어두고 고사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와 타레이블이 부당한 행위를 했는데 채권자(어도어)는 예방 조치나 사후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다고 자인했다”며 “하이브와 타레이블은 채무자(뉴진스)들을 계속 차별, 견제하며 배척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속계약 해지의 적절성이 법원 판단을 받을 때까지 활동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멤버 5명은) 소속사에 묶여 있어야 한다”며 ”전속계약을 노예계약처럼 운용한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멤버들은 신뢰가 깨진 회사와 계속 활동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아일릿 멤버들이 인사하는 영상에 대한 이날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뉴진스 측은 인사를 안 한 것은 이후 상황으로, 해당 폐쇄회로(CC)TV 영상은 삭제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NJZ 독자 활동 가능할까
양측 공방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이사 등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며 내부 감사 후 해임했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 복귀를 요구했다. 따돌림 의혹도 불거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 증언을 위해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뉴진스 멤버 다섯명은 어도어의 전속 계약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팀명을 NJZ로 변경하고 다음 달 홍콩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독자 행보에 나섰다.
이에 어도어 측은 이들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지난 11일 뉴진스의 작사, 작곡, 가창 등 음악 활동을 비롯한 연예계 활동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 취지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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