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돼 기쁩니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에서 바둑기사 조훈현을 연기한 배우 이병헌은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개봉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승부’는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1989년 ‘한국 바둑의 전설’ 조훈현이 만13세의 이창호에게 반집 패 일격을 당한 대국이 배경이다.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역을 연기했고, 영화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가 조연으로 참여했다.
2021년 촬영을 끝낸 ‘승부’는 당초 2023년 넷플릭스 공개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이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공개가 미뤄졌다. 한동안 작품 공개 시점이 오리무중이다 넷플릭스가 아닌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아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영화 포스터와 예고편에는 유아인의 모습을 지우고 이병헌의 존재를 부각했다.
다만 김형주 감독은 작품 본편에선 유아인의 촬영분을 도려내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더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에 비춰볼 때 이미 완성된 이야기에서 편집을 하는 게 이야기가 안 될 것 같았다”며 “두 국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의도대로 선보이는 게 관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며 “영화가 공개되면 충분히 납득될 거라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바둑에 대해 전혀 몰랐고 큰 관심이 없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단번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가 굉장히 강한 작품”이라며 “바둑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조연으로 참여한 배우 고창석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이병헌씨가 잘해요”라고 답하며 이병헌의 명연기를 치켜세웠다. 배우 조우진은 “관객들이 스포츠 영화 못지않은 타격감과 스펙터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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