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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격에 EU정상들 "재무장 시급"…佛핵우산론엔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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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7 01:57:05 수정 : 2025-03-07 01: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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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와 화해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여건에서 유럽연합(EU)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재무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중대 분수령"이라며 "유럽은 명백하며 실존하는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동안 유럽도 스스로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정상회의 참석한 젤렌스키. EPA연합뉴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유럽을 재무장시켜야 한다"며 "방위와 억지력에 지출, 지출, 또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현 상황을 냉전에 비유하면서 "유럽 전체가 힘을 합하면 러시아와 군사·재정·경제적 대결에서 이길 진정한 능력이 있다"며 "소련이 40년 전 그랬듯 러시아는 이 군비경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하기도했다.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 역시 "유럽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면 한두 개 회원국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지했다. 대부분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EU 엄격한 의사결정에 발목잡혀선 안 된다는 뜻이다.

누구도 미국을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더는 유럽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조급함이 팽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유럽에 안보를 자체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도 유럽을 사실상 배제하려는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에는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중단 결정을 내려 유럽에 충격을 안겼다. EU 정상들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조했다.

에비카 실리냐 라트비아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힘을 통한 평화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이를 재무장 기회로 삼아 몇 년 뒤 다른 나라를 또 침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도 "공격자는 러시아이며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며 "절대로 그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 그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EU 지도부와 각국 정상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선언한 '프랑스 핵우산론'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핵우산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옹호했고 투스크 총리도 "프랑스의 제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도 말했다.

반면 퇴임 예정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관련 질문에 "유럽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는 유럽 자체적인 논의가 미국의 유럽 안보 '퇴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설했다.

 

친러시아 성향인 로베르트 피초 총리도 단호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나토 핵 공유 체제에 따라 5개 회원국(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미국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으며 최종 사용 권한은 미국에 있다. 프랑스는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영국과는 달리 나토 측에 핵무기 접근권을 허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핵 방위 체계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유럽 편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유럽의 동맹국 보호를 위한 핵 억지력에 대해 전략적 대화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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