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흐리며 김정은 독자 우상화 가속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83번째 생일을 맞은 북한이 주민들에게 “김정일 동지의 성스러운 역사는 김정은 동지에 의해 빛나게 계승 발전되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목숨으로 결사옹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일 전 위원장을 칭송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1면에 실었다. 북한은 김정일 전 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지정하고, 이날을 ‘민족 최대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을 두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심오한 사상이론과 비범한 영도력, 열화같은 사랑으로 시대와 혁명, 조국과 인민 앞에 영구불멸할 업적을 쌓아 올리신 희세의 정치가, 절세의 애국자, 인민의 영원한 수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서 빨치산의 아들, 인민의 아들로 탄생하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혁명 생애의 전 기간 우리 조국, 우리 인민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할 원대한 구상을 안으시고 그 실현을 위함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며 “우리 국가, 우리 인민의 존엄과 운명의 위대한 수호자”라고 썼다.
노동신문은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목숨을 바쳐 김정은 위원장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노동신문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애국애민의 성스러운 역사는 오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에 의하여 빛나게 계승 발전되고 있다”며 “우리 인민들의 생활과 피부에 속속들이 가닿을 행복의 열매들을 보실 때마다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가슴 적시시며 (김정일) 장군님의 애국 염원, 강국 염원을 하루빨리 실현하실 철석의 의지를 더욱 굳히시는 분이 우리의 (김정은) 총비서동지”라고 했다.
이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정치 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옹위하여야 한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을 신념화하고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에 대한 당 중앙의 유일적 용도를 더욱 철저히 보장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은 그동안 김일성 전 주석, 김정일 전 위원장을 덜 부각하는 방식으로 김정은 위원장 독자 우상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정일 전 위원장의 생일을 가리키는 ‘광명성절’ 용어 대신 ‘2·16 경축’, ‘2월의 명절’ 등으로 표현하는 식으로다. 노동신문은 이날 1년 만에 ‘광명성절’ 용어를 사용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사용도 자제하고 ‘4·15절’ 등의 명칭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날 오전 북한 매체 보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소식 역시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부친 생일을 맞아 줄곧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으나 2022년부터는 참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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