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첫 온스당 3000弗 돌파 눈앞
트럼프 “취임 이후에 시진핑과 통화”
美·中 접촉에도 관세 합의 불발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확대 예고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금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한국조폐공사는 시중은행에 골드바 공급을 중단했고,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이날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사 홈페이지에도 ‘골드바 판매중단 안내’라는 팝업 공지를 통해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상품에 대한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원자재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판매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11월부터 금 공급을 중단했다.
국제 금값은 연일 치솟으면서 이날 1온스당 2940달러(약 428만원), 1g당 94.52달러(약 13만7000원)까지 올랐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구리,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발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가 미국 경제를 냉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월가의 분석가들이 빠르고 격렬한 트럼프 2.0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으며, 성장에 대한 위험은 전면에 있는 반면 보상은 일러야 내년까지 가시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일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상호 관세 부과 예고 등 급진적 관세 조치들이 단기적으로 성장에 부담이라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한 뒤 시 주석과 통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고, 중국도 별다른 언급 없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한 바 있다. 양국 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접촉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취임 이후인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그와 통화했고, 그의 측근(his people)들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인 지난달 17일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취임 이후에 통화했다는 점을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는 정확히 언제 어떻게 통화가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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