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의원 “푸틴·트럼프 조만간 회동”
오는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회동이 성사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어느덧 3년이 다 돼 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방안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의회에선 이르면 이달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만나 평화 협상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다음주로 예정된 MSC에 젤렌스키가 직접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MSC에 대통령 대신 부통령을 보내왔다. 지난달 20일 트럼프와 함께 취임한 밴스가 미국의 ‘2인자’로서 국제 외교 무대에 처음 등판하는 셈이다. MSC 기간 젤렌스키와 밴스가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큰 가운데 예르막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밴스는 트럼프에 의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특사로 지명된 키스 켈로그 전 미 육군 중장과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젤렌스키와 켈로그 간의 첫 상견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켈로그는 특사 임무를 맡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직 한 번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 않아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 점을 의식한 듯 예르막은 켈로그가 MSC 이후인 이달 말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을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와 푸틴의 양자 회담 일정에 관한 예측이 러시아 측에서 처음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러시아 의회 하원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외교위원장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과 트럼프가) 2월 또는 3월 만날 것”이라며 “이미 고위급에서 회담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이 개시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슬루츠키는 “두 정상의 만남이 건설적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담이 어떤 장소에서 이뤄질 것인지에 관해선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미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취임하면 즉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도 전쟁의 조기 종식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현재 전황은 우크라이나에게 매우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한 가운데 계속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 협상이 시작된다면 러시아 요구가 거의 그대로 관철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앞서 푸틴은 전쟁 종식과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것,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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