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지원함 정비 사업 ‘미래 먹거리’ 부상
필리조선소 인수 한화오션 6척 수주 목표
HD현대중공업 진입 시도… 3척 수주 도전
美, 中 조선소 위슨 러 관련 제재 대상에
FLNG 집중 삼성중공업 반사이익 기대
국내 조선사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미국발 겹호재로 올해에도 호황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확대 가능성과 중국 조선소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 덕이다.
4일 NH투자증권은 한화오션에 대해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내년 잠수함 등의 특수선 수주를 감안해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조3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13% 상향한다”고 평가했다. 상선 부문 실적이 받쳐주는 가운데 특수선과 해양플랜트 등으로 실적 사이클이 2027년 이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에선 미 해군 MRO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많다. 해당 MRO 사업은 미 해군이 운용하는 군함 등이 언제든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관련 장비의 유지·보수, 수리 및 정비, 성능 개량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의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알고 있고,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최대 3척의 미국 MRO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정우만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올해 신년 간담회에서 “미국 MRO 사업은 2025년 초반 제한 경쟁으로 2개의 프로젝트를 발주했는데 당시 울산에 독(건조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입찰에 불참했다”면서 “다음 프로젝트는 2월에 입찰을 예상하며 올해는 2~3척의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었으며, 현재 미국 MRO 사업 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올해 최대 6척의 미국 MRO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함’의 창정비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는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을 따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미국발 호재로 올해 전망이 밝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정제하고 액화천연가스(LNG)로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FLNG를 이용해 해저 가스전을 개발하면 평균 2조원에 달하는 육상 액화·조정설비 건설이 필요하지 않다.
이 설비는 삼성중공업과 함께 중국 위슨 조선소 등이 생산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전 세계에서 시장에 발주된 FLNG 프로젝트 9척 중 삼성중공업이 5척, 한화오션이 1척, 위슨이 3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당국이 위슨에 대해 러시아에 북극 LNG 2차 프로젝트용 발전 모듈을 공급했는데 이를 숨기려 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하면서, 위슨의 미국 금융 체계를 통한 금융 거래를 금지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데 큰 제약을 받게 됐다.
삼성중공업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선두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번 위슨 제재로 추후 미국에서 진행될 FLNG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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