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화물차) 내가 세울 수 있을까 망설였죠”
한 경찰관이 고속도로에서 서행하며 좌우로 비틀거리는 화물차를 보고 순찰차에서 내려서 뛰어가 화물차를 세웠다.

4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가 평택 제천 간 고속도로 제천 방향 118㎞ 지점에서 갓길과 2차로를 걸쳐 비틀거리며 서행하는 A씨가 운전하던 4.5t 화물차량을 멈춰 세웠다.
당시 순찰차에 타고 있던 고속도로순찰대 홍학기 경위는 이를 발견하고 차량 방송으로 정지 명령을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화물차는 비상등을 켠 채로 멈추지 않고 주행하며 터널 옹벽에 부딪히는 등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했다.
이에 홍 경위는 운전자 A씨게 무슨 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순찰차에서 내려 화물차 조수석 쪽으로 뛰어서 쫓아가 차에 올라탔다.
A씨가 정신이 없는 것을 확인한 홍 경위는 운전자에게 “사이드 브레이크를 잡아라”라고 몇 차례 얘기해 A씨가 브레이크를 작동해 화물차가 멈춰 섰다.
A씨는 다친 곳 없이 차량에서 내렸고 화물차는 홍 경위 동료가 안전하게 갓길로 옮겨 고속도로공사에 인계했다.
홍 경위는 “운전자가 음주나 약을 먹지 않았다”며 “왜 이렇게 됐는지 인지 못 할 정도로 정신이 혼미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운전자가 감기에 걸렸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운전 중 당뇨 합병증으로 갑자기 정신을 잃는 일명 ‘혈당 쇼크’로 정신이 혼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고속도로에서 2차 교통사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홍 경위는 “경고 방송을 하고 난 뒤 화물차가 쿵 하는 순간이 있어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도중에 차를 막을 수 없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뒤에서 차가 오는지를 확인하고 (순찰차에서) 내려서 뛰었다”며 “화물차를 내가 세울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물차에 타서 핸들을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만 했다”며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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