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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머스크… 美 원조기구 USAID 폐쇄 나서

입력 : 2025-02-03 22:00:00 수정 : 2025-02-03 23: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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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범죄조직” 지칭하며 맹비난
직원에 “출근금지”… 건물 폐쇄 이메일도
“고칠 수 없어… 트럼프도 동의했다” 주장
질병치료 등 美 국제 원조 활동 제동 위기

민주 “정치적 개입 국가·경제 위협 초래
사회보장연금 등 모든 것 머스크 손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안 구역 접근을 막아선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최고 보안 관계자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린데 이어 본부 직원들에게 ‘출근 금지’ 지시가 떨어졌다. 사실상 부처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미 연방정부 대수술에 나선 머스크가 ‘무소불위’ 권한을 손에 쥐고 연일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내부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 때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1일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DOGE) 관계자들의 USAID 진입을 막은 보안 관계자 2명이 직무정지 조치를 받았다. 보안 책임자들은 DOGE 팀이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출입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보안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 이후 DOGE 관계자들은 보안 사무실 등 여러 제한 구역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USAID 직원 600명 이상이 이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 접근권이 차단됐고, 나머지 직원들에게도 “지도부 지시에 따라 본부 건물이 3일 직원에게 폐쇄될 것”이라는 이메일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홈페이지도 먹통이 됐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하며 “USAID는 범죄조직”이라며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또 X에서 진행된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 등과의 라이브 대담에서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USAID가 “고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폐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진 섀힌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적절한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들이 USAID의 기밀 공간과 미국 시민의 개인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국제 원조를 주관해온 USAID는 직원 1만여명에 연간 예산은 428억달러(62조4000억원)에 달하는 독립 부처다. 1961년 인도적 지원을 위해 설립돼 매년 전 세계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며 빈곤 완화, 질병 치료, 기근 및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활동을 수행해왔다. 이른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를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모든 연방 보조금 집행을 일시 중단하면서 해외 원조도 대부분 동결됐다. USAID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콘돔을 보내주기 위해 5000만달러를 쓰는 조직”이라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추진해 현재까지 직원 100여명이 정직됐다.

 

DOGE의 광폭 행보로 정부 내부에선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날 데이비드 레브릭 재무부 차관보가 연간 5조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연방예산 지출을 통제하는 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을 DOGE에 부여하는 데 반기를 들었다가 사실상 쫓겨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정치적 개입이 국가와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회보장연금, 메디케어 급여, 정부 계약 업체 지급 등 모든 것이 머스크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가 만든 DOGE가 지출 삭감을 목표로 연방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대립이 불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선출직이 아닌 머스크와 측근들이 정부 구조조정 작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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