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9 6000만원대에 출시
동급 SUV EV9보다 600만원이상 낮아
볼보도 인기 SUV ‘EX 30’ 333만원 인하
2025년 보조금 축소에 소비 심리도 위축
주력 상품도 세일… 판매량 올리기 안간힘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기가 길어지며 연초부터 신차 가격 경쟁이 불붙었다. 업체들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플래그십 모델의 가격 조정도 불사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3일 현대자동차는 첫 전동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이오닉9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기본 모델의 판매 가격을 6000만원대로 내놨다. 7인승은 6715만원부터, 6인승은 6903만원부터다. 현대차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적용하면 7인승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 초중반대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동급인 기아의 대형 SUV EV9의 기본 모델 가격 7337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EV9과 가격이 최소한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깬 것이다. EV9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가 부진했는데, 높은 가격이 그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의 동급 최대 휠베이스로 실내 공간을 키웠고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500㎞ 이상이다.
이날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소형 SUV EX30을 국내에 출시하며 공식 가격을 최대 333만원 인하했다.
EX30은 볼보의 차세대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로, ‘플래그십 모델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표방하는 주력 전기차 모델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0만대 가까이 판매된 인기 모델이기도 하다.
사양에 따라 코어 트림은 기존 4945만원에서 190만원 내린 4755만원, 울트라 트림은 기존에서 333만원 내린 5183만원으로 책정됐다. 볼보차코리아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 초반대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윤모 볼보차코리아 대표는 “본격적인 출고를 앞두고 본사와의 많은 논의와 협의 끝에 가격을 조정했다”며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전 세계 어떠한 시장과 비교해도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이 주요 전기차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올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전기차 수요 정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국내 시장에 첫 전기 승용차 아토3를 출시하며 기본모델을 해외보다 저렴한 3150만원에 내놓은 것도 경쟁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적용되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전기차 가격 인하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보조금 전액 지급 차량 가격 기준이 지난해의 55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낮아졌다. 8500만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제조사 가격인하분의 40%(지난해 20%)까지 추가보조금을 받는 등 인센티브는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고보조금 최대치인 580만원에 인하분을 더해 아이오닉5(빌트인캠 미적용 롱레인지 19인치)는 613만원, 기아의 EV6(롱레인지 2WD 19인치)는 61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량 가격 기준이 낮아지면서 보급형 전기차의 가격이 이에 맞춰 인하됐다”며 “올해에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가격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