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900명 등 1500여명 참석
“다시는 이런 사고 재발 않기를”
최상목 “가능한 모든 지원 약속”
공항 폐쇄 4월18일까지 연장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당신과 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이 열린 18일 무안국제공항. 고(故) 김영준씨의 딸 김다혜씨는 눈물로 쓴 편지로 마지막 인사를 이렇게 건넸다. 참사로 아버지를 떠나 보낸 윤나리씨도 “지난 2주가 꿈처럼 지나간 것 같아요. 지금도 아빠라고 불러주면 대답해 주실 것 같은데 이제 어디에서도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네요”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딸을 잃은 김성철씨의 편지도 추모식 현장을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김씨는 꿈에서 만난 딸이 돈을 보내며 “그동안 타지에서 외롭게 보낸 외로움 값이야”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며 “이 외로움 값을 사회복지사였던 아내와 딸의 마음으로 남은 자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갚아가려고 한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추모식은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진도 씻김굿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헌화·분향, 추모사, 기억의 시간, 추모곡 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박한신 유가족 대표를 포함한 유가족 900여명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한을 풀도록 하나의 거짓도 숨김도 없이 참사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 유가족과 국민께 설명해 주길 바란다”며 “정치권을 비롯한 관계 기관에서는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유가족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이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 나가겠다”며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필요한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고 직후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은 4월 중순까지 운영할 수 없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속 조치 등을 위해 활주로 폐쇄 기간을 4월18일 오전 5시까지 3개월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활주로가 현장 조사가 마무리되고 사고로 파손된 공항 시설 등이 복구된 뒤 개장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최소 6개월은 공항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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