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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죽은 물고기였다”…박종준 전 경호처장, 경찰 조사 마치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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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11 05:43:51 수정 : 2025-01-11 05: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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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약 13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당초 긴급체포 가능성도 전망됐지만, 경찰은 박 전 처장을 돌려 보냈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5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오후 11시10분쯤 청사에서 나왔다. 박 전 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해 드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사의를 표명한 이유가 무엇이냐’, ‘윤 대통령이 출석을 만류했느냐’, ‘체포 집행 저지선은 본인 구상인가’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고 차에 올라 청사를 떠났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날 박 전 처장의 긴급체포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무리한 강제 수사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처장이 형식적으로 조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점, 조사 도중 전직 신분이 되면서 신병 확보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조사 도중인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사직서가 수리됐다.

 

이를 두고 경찰이 경찰청 차장 출신인 박 전 처장에게 허를 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처장의 이날 출석은 3번째 요구 끝에 이뤄졌다. 경찰은 이번 출석 요구도 불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를 검토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이 예정된 소환 시간에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자, 마치 실제 출석할 것을 예상치 못했다는 듯 경찰 내부에선 분주한 모습이 목격됐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처장이 몰려든 취재진을 상대로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등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반대 논리를 설파하면서 경찰로선 국수본 청사를 ‘여론전’ 장소로 내준 모양새가 됐다.

 

그의 발언은 TV로 생중계됐다.

 

이미 지난 5일 대국민 담화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지막 호위무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박 전 처장에 대한 신병 확보가 이뤄질 경우 보수집회 참가자들의 반발과 결집이 한층 강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어 잡은 줄 알았더니 죽은 물고기였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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