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박종준 전 경호처장, 체포 없이 조사 종료

13시간 만에 조사 마치고 귀가…“최대한 성실히 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을 경찰이 긴급체포하지 않기로 했다. 조사 직전 사의를 표명해 전직 신분이 된 박 전 처장은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10일 오후 11시10분쯤 박 전 처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조사 전 사의를 표명한 이유 등을 묻는 말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 처장은 앞서 두 차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3차 소환통보일인 이날 오전 10시쯤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박 처장이 3차 소환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언론에 출석 시간을 알리며 나타났다.

박 처장은 출석과 동시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최 대행이 반나절 만에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조사 도중 전직 처장 신분이 됐다. 

경찰은 박 전 처장을 긴급체포할지 고심했지만, 당장 신병을 확보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처장이 자진 출석했고, 조사 도중 전직 신분이 되면서 신병 확보의 필요성이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소 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경찰은 박 처장을 불러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경호처에 내린 지시가 무엇인지, 일반 사병 동원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이달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특수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경호처는 한남동 관저에 인력 200여명을 동원하고 버스로 차벽을 세워 영장 집행을 막아섰다. 

윤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