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클라우드·플랫폼 통합 관리
LG유플, 새 대표체제 AX 가속도
AI 에이전트 추진그룹 등 신설
SKT, ‘돈 되는 AI’ 사업에 집중
국내 첫 ‘AI 데이터센터’도 준비
국내 통신 시장 포화로 수익 한계에 직면한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사업화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탈통신 기조와 함께 구조조정을 포함한 조직개편, 인사를 통해 AI 사업에 특화한 전략을 짜면서 2025년 본격화할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을 강화한 것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2800여명에 달하는 희망퇴직 및 1700여명의 자회사 전출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변화를 위해 그간 분산화돼있던 기업 간 거래(B2B) 조직을 하나로 묶는 전략을 택했다.

지금까지 AI 사업을 담당해 온 ‘전략·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통폐합해 엔터프라이즈부문이 AI,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까지 모두 관할하며 B2B 관점에서 신사업 육성을 담당하게 된다. 또 IPTV(인터넷TV) 등 KT의 미디어사업을 총괄했던 커스터머부문 산하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가 미디어부문으로 격상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본격적으로 할 AI 사업을 위해 클라우드, AI, IT 분야 전문가들을 모았던 ‘KT 컨설팅그룹’은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하고 향후 MS와의 전략적 협력 등을 담당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KT는 MS와 만들 AI 합작법인을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하고 이를 발판으로 2028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AI 비중을 1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통신 전문가인 황현식 대표의 후임에 LG그룹 전력통인 홍범식 신임대표를 수장으로 맞아 AX(AI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 회장직 취임 후 영입한 홍 대표는 그간 LG그룹 경영전략 총괄로 있으면서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을 발굴해 왔다. 홍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차별적 경쟁력은 작은 성공 체험들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지므로,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공략해 큰 것을 성취하자”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AX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해 AI 에이전트와 관련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도록 했고, 기술 중심의 ‘AX기술그룹’에서 벗어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등 영역에서 AI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다. 또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Lab)’을, 최고인사책임자(CHO) 직속으로 ‘AX·인재개발 담당’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조만간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AX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이미 AI에 집중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를 신설한 SK텔레콤은 인프라와 AI 에이전트 등 이른바 ‘돈 되는 AI’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 측면에선 SK그룹이 비용 감축을 위해 각사별 임원 규모를 약 20% 줄인다는 방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조만간 국내 최초로 경기 성남시 판교동에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를 오픈해 본격적인 AI 인프라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는 엔비디아 최신 칩,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AI 반도체와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상화 솔루션, AI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이 모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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