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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타고 출근까지…“이미 지각이네” 폭설 속 수도권 출근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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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28 12:00:25 수정 : 2024-11-28 1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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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30분을 지각해서 오늘은 1시간 일찍 나왔어요. 그런데 상황을 보니…”

 

28일 오전 7시30분, 서울 관악구 수도권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민지(32)씨는 “오늘도 또 늦을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하철 2대를 그냥 보냈다”며 고개를 저었다. 본격적인 출퇴근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도 이날 신림역 플랫폼은 폭설을 대비해 일찍 집을 나선 시민들로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모여 혼잡했다.

28일 경기 수원 영통구 광교호수공원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스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28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에서 한 시민이 스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영상 독자제공

이틀째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며 수도권 출근길이 큰 혼잡을 겪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폭설로 선로에 눈과 나뭇가지 등이 쌓이면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됐다.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지자 경기 수원에선 한 시민이 스키를 타고 눈길을 헤쳐나가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날 8시30분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서 만난 임수민(27)씨는 “발산동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마을버스를 타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오늘은 빙판길을 15분 정도 걸어왔다”며 “평소보다 40분 일찍 나오지 않았다면 지각할 뻔 했다. 아직 출근도 안 했는데 이미 지쳤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선 경부고속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으면서 통근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이 1시간째 길 위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대기업 직원 A(27)씨는 “광교에서 회사가 있는 매탄동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평소엔 10분에 한 대씩 오는데, 1시간째 소식이 없어 다들 길 위에서 마냥 기다렸다. 8시부터 기다려서 9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탔다”며 “회사가 8시 넘어서 뒤늦게 재택근무 공지를 내려서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2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 부근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하철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는 9시를 넘어서도 지각한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 과천시에서 온 신지수(31)씨는 허탈한 듯 웃으며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 이미 30분 지각했다. 오늘 같은 날은 재택근무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흐렸다.  

 

폭설로 인한 정전도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8일 오전 6시52분쯤부터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전 가구 수는 약 750가구다. 한전은 눈 무게로 나무가 넘어져 고압전선 일부가 끊어지며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10시30분 기준 성산동 전력 공급이 완료됐으며 공덕동은 오전 11시까지, 염리동은 오전 11시30분까지 복구를 마칠 예정이라고 한전은 전했다. 

 

마포구 창전동에선 단수 피해도 발생했다. 서울시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에서 7시30분 사이 이 일대 270가구에 수도 공급이 끊겼다. 폭설로 나무가 쓰러져 배수지로 연결되는 전기선이 끊어졌고, 이에 따른 단전으로 단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복구 작업이 완료됐다.

경기 화성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7일부터 시작된 폭설은 28일 오전까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적설량은 오전 9시 기준 서울 관악 40.2㎝·성북 27.1㎝ 등을 기록했다. 경기권에서도 백암(용인) 45.4㎝, 수원 42.8㎝, 군포금정 41.4㎝, 안양만안 40.3㎝ 등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선 도로도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와룡공원로,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서달로, 흑석로 등 6곳이 통제 중이다.

 

폭설은 오늘 오후로 접어들면서 기세가 한풀 꺾일 예정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 시·군 13곳에 내려졌던 대설경보를 해제했다.


윤솔·이예림·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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