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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초식남이 되었습니다” 일본 10대男 절반은 ‘키스 경험無’

입력 : 2024-11-25 14:14:12 수정 : 2024-11-25 1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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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첫 키스를 경험하지 못한 10대 남성이 역대급으로 늘어나면서 출산율 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연애하지 않는 20대. 특히 남성들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현지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그렇게 일본 남성들은 초식남이 돼 세상에서 사라져 갔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성교육협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15∼18세의 고등학생 남학생 중 단 22.8%만이 첫 키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33.9%)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수치로 일본 10대 남학생 5명 중 4명은 아직 첫 키스를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이 수치는 지난 197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도 뚜렷했는데 첫 키스를 했다고 답한 비율이 6년 전 41.1%에서 올해 27.5%로 감소했다.

 

이들 10대 남성들을 두고 △감정적 친밀감을 강조하는 스킨십이 없기 때문에 키스를 주저한다 △순수해서 키스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 △전통적인 남성 역할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도쿄 추오 대학의 문화 사회학 교수 이즈미 쓰지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한 가지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젊은이들이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져 서로 대화를 멈추고 아마도 데이트하는 법을 '잊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트가 삶에 필수적인 부분에서 선택적인 부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20년 전만 해도 데이트는 필수로 일본의 모든 젊은이는 파트너, 연인을 찾고 싶어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너무 많아서인지 데이트의 가치가 그들의 마음속에서 단순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적인 역할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큰 지지를 얻는다. 일본은 남성 중심 사회다. 남편은 밖에서 일을 하고 아내는 집에서 가정을 책임진다. 이런 분위기는 일본 여성들에게서도 익숙한데,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결혼 퇴사’라는 말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반면 남성은 날로 치솟는 물가에 더해 수십 년간 오르지 않는 임금 탓에 가장 노릇하기란 쉽지 않다. 아내가 파트타임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지만 살인적인 물가 앞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사회 풍토 속 남성들이 연애에 소극적인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애 자체를 멀리해 일반화된 남성 역할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 연애도 하지 않는 젊은 층이 크게 늘면서 이성 경험이 없는 20대 남성이 무려 40%에 육박했을 정도다.

 

즐기기 위한 관계는 원치 않는 임신 등 남녀 모두에게 불행을 초래하지만, 이러한 불행을 의식이라도 하듯 여자 친구가 없는 미혼 남성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학자들은 지금의 아버지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과거 취업 후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 게 당연시된 반면, 요즘 세대는 결혼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연애조차 멀리하는 이들이 사회에 나타나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또 ‘연애나 결혼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식이 짙게 깔려있고, 일부에서는 정부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동원된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더해져 문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모습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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